내 어릴 적 할머니께서는
박카스를 일종의 '보약'처럼 생각하셨다.
그래서인지는 몰라도
늘 할머니께서 마시는 박카스를 말똥말똥 바라보던 내게
절반 정도를 남겨서 주시곤 하셨다.
자양강장제를 어린 아이가 먹을 이유야 없겠지만
사과 향이 나는 그 음료를 나는 그 때부터 무척이나 좋아하게 되었다.
그 무렵 고모는 대입 수험생이었는데
에이스 크래커와 커피를 무척이나 좋아했었다.
역시 그 두 가지를 말똥말똥 바라보던 내게
커피에 콕 찍은 에이스 몇 조각을 주곤 했고
그 덕에 난 그 두 가지 식품에도 중독되었다.
지금으로부터 25년도 더 넘은 이야기인데
나 역시 그 때가 그립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