누군가와 밤길을 걷다가 그런 얘길 나눈 적이 있었다.
"난 이미 세상이 충분히 발전했다고 생각해요."
그것은, 세상이 편리할 정도로 발전했다는 뜻은 아니었다.
단지, 더 이상 세상이 발전하지 않았으면, 그래서 더 이상 세상이 망가지지 않았으면 하는 의지의 표현이었다.
기술은 세상을 편리하게 하는 만큼, 그만큼의 댓가를 지불하라고 요구하고 있다.
나 역시 아름다운 세상이 더 이상 망가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.
그러나 사람들의 욕구와 욕심으로 인해 세상의 흐름이 멎는 일은 없겠지...
사라지는 것들.
자취를 감추는 것들.
추억이 되어가는 것들...
그런 것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.